Call of Duty

[37日] Nov 12, 2021 

좋다고? 가랑이가 찢어질걸.

앨리스가 숨을 헐떡이며 붉은 여왕에게 묻는다. “계속 뛰는데, 왜 나무를 벗어나지 못하나요? 내가 살던 나라에서는 이렇게 달리면 벌써 멀리 갔을 텐데.”

붉은 여왕은 답한다. “여기서는 힘껏 달려야 제자리야. 나무를 벗어나려면 지금보다 두 배는 더 빨리 달려야 해.”

힘껏 달리고 있다고 자기 위로를 해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 이상한 나라에선 지금보다 두 배는 더 빨리 달려야 한다. 그대가 힘껏이라고 말하는 것보다 적어도 두 배. 그래도 지구는 돈다.

돌고 있는 지구는 얼마나 빠른지 그 속도를 감당할 수가 없다. 그런데 제자리라니. 그대는 얼마나 더 힘껏 달려야 하는가. [스팀시티]는 그보다도 더 빨라서 벌써 모두들 지구를 반 바퀴는 돌았다. 다행이다. 코로나는 벌써 두세 바퀴쯤 돌았을 [스팀시티]를 잠시 멈춰 세웠고, 3년 전의 그대들을 잠시나마 만날 수 있게 해주었다. 그러나 우리 사이에는 3년이라는 공백이 있다. 그걸 따라잡으려면..

총수가 다시 움직였다. 이건 휴가인지, <위즈덤 레이스>의 재개인지 알 수가 없다. 모두들 한가한 듯 보이지만, 멈춰선 듯 보이지만 지구는 언제나 달리고 있으니 우리도 달리고 있었지. 하지만 어제의 너는 달리고 있지 않은걸. 그러니 미래의 너는 영원히 멈춰서 있는 거야. 영원을 끊는 그것. 그 힘, 그 명령. Call of Duty.

그건 미래의 그대로부터 온 command이다. 과거의 그대가 움직이지 않으려 하기에, 미래의 너는 꼼짝 달싹하지 못한 채 나무에 묶여 있으니. 그 차이는 무엇으로 메꿀 것인가? 1도만 빗나가도 미래의 그대는 안드로메다에 가 있을 텐데. 그 요구는, 그것에 대한 Duty는 없어지지도 사라지지도 않는다. 카르마의 법칙에 따라 보응 될 뿐.

자, 달릴 뿐이다. 따라잡으려면 가랑이가 찢어져야 할 것이다. 그런데 한가한 너는 뭐냐? 됐다. [스팀시티]는 달리는 자들, 걷는 자들의 도시이니. 너는 달릴 처지냐? 걸어도 되는 토끼냐? 붉은 여왕이 그대의 귀에 뭐라고 속삭인들 그대의 Call of Duty를 되새기고 찾아내렴. 이상한 나라에서는 해가 지지 않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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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의 여름을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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