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아프다

아이가 아프다.
아이는 8살이다.
선생님께 말씀드리고
조퇴를 한다.
아픈 몸을 힘겹게 이끌고
집으로 간다.
웃옷도 벗지 못하고
이불 속에 몸을 녹여 보지만
머리는 불덩이 같은데
몸은 얼음장같이 춥다.
견디다 못해 엄마에게 전화를 건다
“엄마 나 아파..”
일하다 말고 전화를 받은 엄마는
가슴이 턱하고 내려 않는다.
“많이 아프니..”
이미 여러 차례 아이 때문에
조퇴와 결근을 반복한 터라
차마 사정을 얘기할 엄두가 나질 않는다.
엄마는 애써 침착한 목소리로 아이에게 얘기한다.
“사거리에 가면 너 자주 가던 병원이 있잖아.
가서 의사선생님께 어디 가 아픈지 자세히 말씀드려.
그러면 의사선생님이 진찰해 주실 거야.
그리고 끝나면 간호사 언니가 처방전이란 걸 주실 거야.
그러면 그걸 가지고 1층에 있는 약국에 가서
약 타다가 집에 가서 먹고 푹 자고 있어
엄마가 끝나는 대로 빨리 갈게..”
마음 약한 아이는 투정도 없이
그러겠노라 하고 전화를 끊는다.
엄마는 수화기를 내려놓지 못한다.
눈물만 주르륵 흐른다.
아이는 아픈 몸을 이끌고 걷고 있다.
엄마는 슬픈 마음을 이끌고 화장실로 달려간다.
아이가 아프다.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엄마를 기다리고 있다.
엄마는 슬프다.
아이를 품을 수 없는 세상의 모든 엄마들이 슬프다.
[2006.10_ 永宗島_ 빈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