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공통분모
[39日] Nov 19, 2021
감사합니다. 우리가 서로 다른 공통분모를 가졌기에 만날 수 없게 된 것에 감사합니다. 그것은 서로의 시간과 에너지를 불필요하게 사용하지 않아도 되어 온 신경을 집중하여 걷고 있는 외나무다리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일이므로 참으로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의 삶에는 얼마나 많은 노이즈들이 마치 참인 듯, 기회인 듯, 행운이듯 우리의 시야를 훼방 놓는지. 호기심을 자극하고 두려운 마음의 피신처를 제공하는 듯하며 엉뚱한 곳에 에너지와 기대를 쏟게 만들고서는 발을 확 빼버림으로써 낭떠러지 아래로 곤두박질치게 하지요. 속은 사람이 바보이긴 하지만, 노이즈를 양산하는 그들조차 자신의 말과 제안과 존재가 노이즈인지, 행운의 손길인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니 아니 대부분이니, 가짜고 거짓이었다면 최소한 자신은 속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입니다. 자신도 참이라 행운이라 믿고 있는 그것을, 자신을 참이라 행운이라 믿는 그에게 믿게 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지요. 최고의 사기꾼은 자신이 사기를 치는지 모르는 법이니까요.
그러므로 그것을 확인하는 길은 공통분모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너와 나의 공통분모에 무엇이 놓여있는지 그것을 확인할 수 있다면 너는 만나보지도 않고 손절해도 충분하답니다. 그리고 그 공통분모에 남도 누구도 아닌 너와 나만이 있다면 그것에는 거짓이 있을 수 없겠죠. 우리는 직접 만나고 있는 것일 테니까요.
그러나 너와 내가 직접 만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하모니를 이루어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노이즈가 끼어들기 시작하면 사실은 우리는 공통을 이루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서로에게 발을 하나 걸쳤을 뿐임을 확인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것을 억압이거나 통제로 느낀다면 우리는 이미 서로에게 분모가 아닌 겁니다. 분자 일 뿐. 분모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그러므로 공통분모에 속해있다면 달라지는 건 분자이지, 분모일 수는 없는 겁니다. 그리고 너와 내가 공통분모 그 자체라면 바꿀 수 있는 건, 더 할 수 있는 건 분자일 뿐입니다. 그러니 공통분모를 말하고 계신다면, 그게 관계할 수 없는 이유라면 그건 공통분모가 아니라 각자의 분자이겠죠. 그리고 우리는 분자에 휘둘릴 분모가 아니랍니다. [스팀시티]는 분모이지 분자가 아니니까요.
어쨌거나 현명하신 그대의 직관 덕에 토끼를 찾는 일은 더욱 쉬워졌습니다. 아닌 척, 일단 교집합을 확인해보자는 막연함에 여기저기 발을 놓기에는 [스팀시티]의 속도가 너무 빠르기 때문입니다. 그건 정말 너무도 빠르기에 좌우를 돌아볼 여지가 없긴 합니다. 그러니 이역만리 타역까지 가서 막연함을 따라 이리저리 두리번거리기에는 우리의 직관은 너무나도 분명하므로 여기까지. 덕분에 시작도 없이 여기까지. 그래서 감사한 것입니다.
그러나 뭐가 분모고 뭐가 분자인지 모르고, 분모를 쫓아 이리저리 내색을 바꿔대는 어리석음이 눈을 흐리고 있다면. 센 강에 눈을 씻고 피카소로 양치질을 한 뒤에 토끼굴로 기어들어 가시길. 기.어.들.어. 가시길. 그건 두려움 한가운데 놓여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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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의 여름을 찾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