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충만이야

2011.02.11 

 

사랑은 충만이야. 사랑하는 자는 충만한 자이지. 충만하지 않은 사람은 사랑할 수 없는 거야. 결핍된 자들은 사랑할 수 없지. 결핍으로 하는 건 사랑이 아니라 생존이야. 결핍을 주고받는 거래지. 우리의 착각은 정(情)에서 시작돼. 사랑하는 줄 알지만 실은 그저 시간을 함께 하며 쌓인 친밀함을 느끼는 것에 불과한 것이지. 정들어서 끊지 못하는 것. 그 정 때문에 아픈 상처를 안고도 시간을 지체하는 것. 서로를 고통스럽게 자극하면서도 정을 어쩌지 못해 가슴에 묻고, 마음에 묻고,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것. 왠지 고귀해 보일지 몰라도 어리석은 일이야. 결핍으로 하는 모든 것은 결국 모두 저 살자고 지르는 악이며, 상대가 주는 작은 만족에 집착하는 아귀다툼일 뿐이지. 결핍은 불안을 창조하고, 자기 자신만큼이나 결핍되었으나 내가 필요로 하는 무엇을 조금이라도 가진 또 다른 결핍된 존재에게 집착하게 하지. 그리고는 상대가 떠나갈까봐 두려워,조금 채워진 결핍을 영영 잃게 될까 두려워 전전긍긍하게 하지.

결핍된 존재들끼리 나누는 삶이 아름다워 보이니? 없는 이들이 돕고 사는 것이 훈훈해 보이니? 종국에는 서로 좀 더 가지지 못해 안달이며, 사라져 버릴까 하루하루를 불안에 살게 되는 거야. 결핍된 존재들은 자신의 결핍만 보게 되거든.

사랑은 충만이야. 충만한 존재가 또 다른 충만한 존재와 나누는 하모니 이며, 충만한 존재가 넓은 품으로 아무런 조건도 없이 결핍된 존재를 끌어안는 모성이지. 누군가는 충만해야 하는 거야. 구원은 타인에게서 오는 것이니까. 결핍된 존재가 스스로를 구원할 수는 없는 거야.

사람은 모두 결핍된 존재야. 육신을 입고 있는 동안은 스스로 결핍을 택한 거야. 운명을 선택한 거지. 그러면 결핍된 우리가 서로 사랑하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겠니? 충만의 충만인 우주와 연결되어야지. 만유에 충만한 너의 진정한 본질과 하나가 되어야 해. 우주로부터 오는 충만, 신(神)과의 하나됨, 자신의 신적 본질에 대한 깨달음은 너를 일순간에 결핍된 존재에서 충만한 존재로 변화시키지. 그러면 결핍이 사라진 너는 충만한 존재로서 아무런 조건도 아무런 대가도 없이, 너 자신을 사람들에게 내어줄 수 있게 되는 거란다. 그때에는 계산이 필요 없지. 빼앗길까, 사라질까, 손해 볼까 하는 두려움도 없는 거야. 충만이란, 말 그대로 흘러넘치는 것이니까. 그리고 너는 샘솟는 기쁨을 어쩌지 못해 사람들에게 흘려보내게 되는 거야. 너는 강같이, 바다같이 흘러넘치는 사랑을 어쩌지 못해 사람들을 먹이게 되는 거야. 그때에야 비로소 모든 결핍된 존재들이 네 샘에 와 생수를 마시게 되는 거야. 무한한 우주와 연결돼 끝없이 솟아나는 마르지 않는 샘이 되는 거야.

딸아, 먼저 너 자신을 만나라. 결핍된 너 자신을 먼저 직면해야 해. 먼저 결핍으로 점철된 너 자신을 바라보고 인정하는 것이 시작이야. 스스로 충만한 척해봐야 언젠가는 바닥을 드러내게 되어 있는 거야. 바닥을 드러낸 샘은 아무도 찾지 않지. 그제야 후회하고 살려달라고 소리치고 원망해 봐야, 네게서 위로를 얻던 누구도 돌아보지 않을 거야. 그들도 여전히 살아야 하고, 그러려면 또 누군가의 샘에서 목을 축여야 할 테니까. 탈진한 채 쓰러져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되지 않으려면, 가뭄에 목이 말라 물을 찾아 사막을 건너다, 오아시스를 코앞에 두고도 지나친 목마름으로 물을 마실 수 없어 죽어가는 아프리카 코끼리처럼 되지 않으려면, 너는 너의 결핍을 인정해야 해. 그리고 너의 본질인 충만한 우주와 연결되어야 해. 그것에서 너의 결핍을 채워야 하는 거야. 우주는, 하늘은, 네가 손 내밀기를, 네 입을 열어 끝없이 솟아나는 영혼의 생수로 너의 오랜 갈증을 모두 채우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지. 그리고 이제는 더 이상 결핍된 존재가 아닌 충만한 우주의 샘으로 다시 태어나기를 기다리고 있어.

정과 사랑을 구분하렴. 모든 존재는 함께하는 시간만큼 화합적 결합을 이루게 되어 있어. 그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물리현상일 뿐 사랑이 아니야. 정과 사랑을 혼동하면 우리의 삶은 정체되고 말아. 정 때문에, 그저 함께 한 시간 때문에 깊어진 친밀함이 사랑을 대신할 수는 없는 거야. 해가 되는 친밀함일수록 끊기 어려운 법이지. 도박 중독, 마약 중독, 약물 중독처럼 말이야. 너에게 득이 되는 친밀함은 너를 세워주고 독립된 존재로 성장하게 하는 법이야. 너를 가두고 숨 막히게 하고, 고통스럽게 하는 친밀함이 너를 충만으로 이끌 수는 없는 거야.

딸아, 충만해져라.

결핍된 존재들에서 너의 갈증을 해소하려 들지 말고 너는 언제든 터져 나올 준비가 되어 있는 네 영혼의 샘을 발견하도록 노력하렴. 샘을 파들어 가는 순간들은 힘들고 고통스러울 거야. 너의 상처받은 내면을 다 헤집고 드러내야 하는 일이니 말이야. 그럼에도 그것은 무엇보다 가치 있는 일이며 영원한 일이지. 한번 솟아난 샘물은 멈추는 일이 없으니까. 네 영혼을 흠뻑 적시고 넘쳐 수많은 영혼들이 네게서 결핍을 채우고 또 채울 테니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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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딸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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