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100] 먼 훗날 무지개 저 너머에 우리가 찾던 꿈 거기 없다 해도

[MUSIC 100] Oct 31, 2021 l M.멀린

 

 

“상처 입은 마음은 너의 꿈마저 그늘을 드리워도”

 

그해 그 가을 그 바다에서 빈센트는 이 노래를 부르고 또 불렀어. 얼마나 마셨는지 알 수 없고 방으로 돌아온 기억은 없는데 부르고 부르다 시간이 끝나서 연장하러 간 카운터의 아주머니, 그 걱정 어린 눈빛만이 기억에 남아.

아마도 젊었던 그해, 할 수 있는 걸 다해보고 마지막으로 사람 도서관이라는 걸 해보려고, 책이 아닌 책이 된 사람을 대여하는 그런 공간을 만들어 보려고 합정역 어딘가에 장소를 찾고, 함께 하려 했던 사람들에게 여기서 하자고, 할 수 있다고 말했지. 그런데 모두들 자신 없어 외면하고 소중한 사람들이 외면하고, 나는 하자고 할 수 있다고 임대료를 낼 수 없다면 지옥 같지만 내가 다시 회사로 돌아가서라도, 조직에 묶이더라도 감당해 내겠다고 했는데도 외면하고 돌아서고. 결국 그 젊음에는 감당할 수 없는 무게가 밀려와 그늘을 드리웠는데.

그리고 일요일 아침 꿈에서 엄마에게, 꿈속 엄마에게 다시 거절을 당하고, 그 꿈에서 깨어나 쏟아지는 설움을 감당하지 못해 오열하다가, 그 결에 깬 여섯 살짜리 아이를 붙들고 울다가, 우는 아빠를 놀라 감싸 안아주는 아이에 매달려 울다가, 아이도 버려두고 그 길로 거의 정신을 놓은 채 달려간 그 바다.

바다로 달려가는 버스 안에서는 죽어가는 기러기 아빠의 드라마가 계속 나오고, 웃으며 괜찮다 말하는 전화기 너머 딸에게 말하는 아빠의 음성이 계속 나오고, 눈물은 흐르고 흐르고 버스도 흐르고 흐르고.

도착한 강릉 그 바다에서, 어둠이 깔리도록 동쪽을, 어두워진 미래를, 아득하기만 한 그 바다를 바라보다가 그리고 마시다가. 이 노래를 부르고 싶어 찾아간 노래방에서 울다가 노래하다가 울다가 소리 지르다가.

 

“너와 함께 걸을 때 어디로 가야 할지 길이 보이지 않을 때”

 

길이 보이지 않는데 함께 걷는 그대가 없고
두 사람이 아닌 한 사람이었던 빈센트는

 

“때로는 이 길이 멀게만 보여도 서글픈 마음에 눈물이 흘러도
모든 일이 추억이 될 때까지 우리 두 사람 서로의 쉴 곳
이 되어주리.”

 

서로의 쉴 곳이 되어 줄 두 사람이 아닌 한 사람으로 남아 울던 빈센트는 서글프고 서러워 그대로 바다로 걸어 들어갔지. 그리고 돌아오지 않았어. 시인 빈센트는 그렇게 자기의 세기로 돌아갔어. 두 사람 아닌 한 사람으로 살다가 죽다가 울다가.

그리고 남겨진 나는, 시간과 공간을 거슬러 교토바다에서 다시 태어나기 위해, 서글픈 빈센트를 추모하기 위해, 그의 두 사람이 되어주기 위해, 모두가 외면했지만 소중한 이들이 등을 돌렸지만, 그대로 조직으로 회사로 돌아가 정면으로 부딪치고 할 수 있었다는 걸, 그걸 했어야 한다는 걸 증명하고. 빠져 나오는 대가로 장기 하나를 떼어주고 다시 한 사람이 되어 돌아왔지. 그리고 두 사람을 찾으러. 찾으려.

 

“먼 훗날 무지개 저 너머에 우리가 찾던 꿈 거기 없다 해도”

 

거기 무지개가 없을지도 몰라. 거기 아마도 무지개는 없을 거야. 거기 무지개가 있어도, 아무리 찬란한 무지개가 있어도, 한 사람이라면. 그걸 바라보고 서 있는 내가 한 사람이라면 그만큼 서글픈 일이 있을까. 그러나 우리가 찾던 꿈이 거기 없어도. 찾고 찾아도 찾아지지 않아도.

 

“그대와 나 함께 보내는 지금 이 시간들이 내겐 그보다 더 소중한걸.”

 

두 사람이라면
한 사람 아닌 두 사람이라면

 

“모진 바람 또다시 불어와도 우리 두 사람 저 거친 세월을 지나가리.”

 

 

 

*시인 빈센트의 21세기 작별기. 그리고 교토바다 탄생 설화의 프리퀄.

 

 

위즈덤 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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