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배신하지 않았다

 

나는 배신하지 않았다.
몸을 똑바로 세우고 지금도
너를 향해있다.
네가 돌아오기까지
돌아서지 않겠다.
폭풍이 몰아쳐도
비바람에 눈을 뜰 수 없어도
나는 돌아서지 않는다.
견디지 못하겠거든
기둥뿌리에 몸을 묶고서라도
대못으로 바닥에 발등을
박아 넣고서라도 말이다.

혹 마주한 내가 차갑거든
매서운 바람에 온몸이 얼어 그럴거다.
돌아서지 않고
온몸으로 막아낸 추위가
나를 감싸고돌아 그럴 거다.

마주한 내가 매섭거든
견디기 힘들어 포기하려는 마음
매섭게 지켜내느라
긴장한 탓 일 거다.
다그치고 다그치다
버릇이 되어 그럴 거다.

그러니 다가서라.
나는 발등에 못이 박혀 움직일 수 없으니
네가 다가서라.

서러워도 울지 못하는 나를
끌어안아라.
그제야 나는
그제야 말할 수 있다.

나는 배신하지 않았다.
나는 배신하지 않았다.

 

[2010.01_ 38 line_ 빈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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