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게 말한다

 

하늘에게 말한다.
내게 용기를 주소서.
내게 힘을 주소서.

어린 나는
무엇에도 두려워하지 않는 호기심과
지칠줄 모르는 모험으로
하늘이 필요 없었다.

그러나 커버린 나는
세상을 알고 두려움을 알고..
용기는 손끝에서 타들어가고
덕분에 사용할 수 없었던 힘은
근육 속으로 말라붙었다.

세상을 알아버린 지금
정작 내겐 세상을 살아낼 힘과 용기가 없다.

이제 와 하늘에게 울부짖는다.
내게 용기를 주소서.
내게 힘을 주소서.

그랬다.
우리는 태어날 때 이미 세상을 살아갈
힘과 용기를 모두 갖고 있었으나,
사용하지 않은 채 세상을 배워가다
힘과 용기를 모두 잃어버리고는
하늘을 원망하고 있는 것이다.

하늘에게 말한다.
저는 울고 있습니다.
지난날이 서러워 울고,
돌아가지 못하는 절망에 울고,
어리석은 겸손에 울고 있습니다.

커버린 나는,
자라날 기회를 잃어버렸다.
힘과 용기가 자라날 기회.
지혜와 사랑이 자라날 기회.
겸손과 자존이 자라날 기회.

쏟아지는 눈물을 손에 받아들고
하늘에게 말한다.
서러운 나의 지난날은 받으시고
그리운 나의 어린 날을 돌려주소서.
고달픈 나의 과거는 지우시고
숨죽인 나의 본성은 깨우소서.

하늘을 바라본다.
내 삶의 역사의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지켜 바라보았을 하늘을..
잃어가는 용기와 약해져만 가는 힘을 보며
멈출 수도 없고 돌이킬 수도 없이
안타까이 바라만 보았을 하늘을..
쓰디쓴 눈물을 삼키며 꺼먼 하늘로
멈추라고, 너 자신에게로 돌아가라고,
애써 말을 걸어 보려던 가여운 하늘을..

하늘에게 말한다.
나는 돌아가겠노라고,
잊혀진 어린 시절
힘과 용기로 충만했던 나에게로..
세상이 온통 가능성으로 가득했던 그 시절 나에게로..
가슴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두 주먹으로 불끈 쥔 채
거기서 다시 시작하겠노라고
여전히 그때와 변함이 없는
하늘에게 말한다.

 

[2008.11.04_ 一山_ 빈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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