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건드려졌을 때

by M.멀린

[시력검사 時歷檢査] Aug 06. 2019 l M.멀린

 

한국인은 정서적으로 어떤 부분이 건드려졌을 때 초월적 응집력을 발휘하곤 하는데 해당 영역은 후로 한국인들이 쉽게 접수하곤 한다. 박세리 이후 여자골프가 그렇고 넘사벽처럼 보였던 메이저리그도 박찬호와 IMF 이후 지금의 류현진까지 꾸준하다. 월드컵 4강에서 손흥민까지도 그렇고 싸이 이후 BTS는 놀라울 정도다. 거품이라던 한류는 20년이 넘도록 가파른 성장 중이다.

아베 덕에 졸지에 국민이 사수해야 할 피해자가 돼버린 삼성은 어떤가? IMF 이전의 삼성과 이후 글로벌 기업으로 올라선 삼성은 이미 100배가 오른 주가가 증명하고 있다.

이번 일로 부품 소재 산업의 불모지 같았던 한국은 아베의 물극 덕에 필반하게 생겼다. 이전의 그것이 건드려졌으니 재벌기업의 대 일본 커넥션이 어떠하더라도 결국 해당 분야를 접수하게 될 것이다. 모두들 주목해 주고 있지 않은가? 해당 분야가 그토록 끗발 있는 것인 줄 깨닫게 되었으니 말해 뭣하겠는가?

몇 년 뒤 냄비근성(?)이 식은 뒤에라도 해당 분야에서 한국 기업의 두각은 불 보듯 뻔하다. 누군가 들은 일본을 따라잡는 게 말이 되냐고 하지만 소니 앞에 삼성이 그랬고 SMAP, ARASHI 앞에 동방신기, BTS가 나올 줄은 알았겠는가? 포니 만들던 현대차는 시발택시 타던 사람들의 자조를 어떻게 넘어섰는가? 그것이 건드려졌으니 이제 그것도 그것처럼 될 일만 남았다.

정치인들이 국면을 놓고 이렇게 저렇게 활용하는 걸 뭘 어쩌겠는가? 하지 말란다고 안 하겠는가? 수준이 그뿐인 것을. 문제는 시민이고 대중의 의식이며 그것들의 결과는 그 의식에 기반할 뿐이다.

초반의 불매 여론전이 탐탁지 않아 보인 건 낮은 수준의 정치 집단의 흥분이 묻어났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것도 물극필반하더니 중구청 사태로 필반점을 넘어 균형을 찾는 듯하다. 다행이다.

다만, 일본의 시민 정신은 아직 물극필반에 이르지 못해 보인다. 그들은 역사적으로 볼 때 최대한 버텨주고 참아주다 폭주하는 세력과 함께 장렬한 최후를 맞고는 그 폭주의 힘만큼 더 거대한 반동으로 재등장하곤 했다. 그래서 실은 온통 시끄럽지만(심지어 아베 총리님께 사죄하면서까지), 균형감을 잃지 않으려 애쓰는 한국의 시민의식이 자랑스러우면서도 이미 돌이킬 수 없어 보이는 거대한 물극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일본사회의 내일은 무섭다.

현명하려면 한국인의 그것을 열어버린 그들을 코너에 몰 것이 아니라 적당히 빠져나갈 퇴로를 열어 주어야 한다. 국민들은 열폭 하더라도 지도자는 그 지점과 시점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동아시아는 모두 함께 물극을 향하는 느낌이다. 뭐 그것도 역사의 필연이라면 좋다.

살아남은 자들에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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