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 디스토피아는 이제 그만
[코인이즘 Koinism] Mar 1 2021 l M.멀린

1,
지난 주에는 각 나라 올드맨들이 저마다 씹어대는 바람에 바겐세일에 들어갔었는데 말이지. 근데 이건 좀 웃긴다. 잘 모르는 사람들은 ‘저 봐라. 비트 망한다니까’ 하겠지만, 이게 뭐라고 기라성 같은 그들이 나서서 단도리를 치고 호통을 쳐댈까? 이 정도면 눈치 좀 채야 해. ‘아, 이거 이미 대세구나.’ 이건 마치 스캔들에 휩싸인 유명인이 ‘그런 일은 결단코 없었고 법적 대응을 강력히 강구하겠다’며 발뺌을 하는 1차 부정 단계의 전형적인 모습이니까. 말이나 말지. 모냥 빠지게.
그런데 그럴 만도 하다. 미국의 2,000조 경기 부양책이 하원을 통과했으니 이제 곧 다시 한번 돈벼락이 쏟아질 텐데. 그게 어디로 가야 되겠어? 그물망을 잔뜩 쳐놓고 기다리고 있는데, 자기들 쪽으로 오지 않고 블록체인으로 향한다면 낭패가 아니겠냔 말이지. 그런 의미에서 머스크의 타이밍은 좀 기가 막혔다. 빌은 좀 구렸고. 부자들 돈 놀음이라고 씹어댈 건 또 뭐야? 언제부터 서민들 걱정해줬다고. 그럼 윈도우나 좀 공짜로 뿌리던가. 머스크 하는 짓이 다 뻘짓이라고 폄하하고 싶은 거겠지. 잡스 떠나고 대장 노릇 좀 제대로 하고 싶었는데 듣보잡이 나타나 짜증 좀 났나? 워런 할아버지는 뭐 잘났다고, 콜라나 마시면서 애플 듣보잡 취급할 땐 언제고. 은행가들이 뭐라는 건 신경도 쓸 필요도 없고. 어쨌든 물꼬는 틔워놨으니. 올드맨들이 고기 다 빠져나간다고 성화를 부릴 만큼 위협적이다. 이제.
2,
국가를 방패막이 삼고 있는 기득권들에게는 좀 심각한 문제이긴 해. 사실 진정한 의미의 국적과 소속은 자신이 어떤 화폐공동체에 속해있는가가 말해주는 거니까. 우리는 모두가 신분증을 가지고 있지만, 많은 나라가 그런 신분증명 제도 자체가 없거나 여권, 운전면허증으로 대신하고 있어. 실질적인 의미로서 내 재산이 어떤 화폐로 축적되어 있는가는 그의 진짜 국적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지. 미국에 내 전재산이 쌓여있다면 그는 결국 미국을 위해 싸울 수밖에 없는 거 아냐? 그래서 패권국들은 자신들의 나라에 자산을 쌓도록 언제나 유인해 온 거고. 그건 마치 자식 중 하나를 볼모로 잡고 있던 중세의 그것과 같아. 요즘은 자식보다 재산이니 말해 뭣하겠어?
그런데 그게 암호화폐로 넘어간다고? 이건 국가가 해체되는 거나 진배없는 거야. 게다가 이건 명확한 실체도 없어. 그러니 때려잡을 무엇도 없는 거야. (그래서 자꾸 그놈의 실체, 내재가치 타령을 하지. 때려잡을라고) 이란이나 북한처럼 경제봉쇄를 하거나 중국처럼 사장을 잡아다가 쥐도 새도 모르게 처치해버린들 그게 어디로 가는 게 아닌 거야. 전 세계인이 자산을 나누어 가지고 있으니 전기를 끊어버리기 전에야 이걸 어쩌겠냔 말이야? 게다가 고래들은 이걸 거래소에 보관하지도 않더라구. 코린이 마법사는 처음에 그 얘기를 듣고 귀찮고 위험하기도 한데 왜 그걸 개인 지갑에 넣었다 뺐다 할까 싶었거든. 그런데 그건 거래소를 믿지 못해서이기도 하지만, 국가를 믿을 수 없어서 이기도 한 거더라구. 고래들에게는 이미 국가가 못 믿을 존재가 되어 버린거지. 물론 국가를 방패막이, 그물망 삼아 자신의 자산을 늘리고 보호해대는 초엘리트 귀족들은 제외하고 말이야. 자산의 증식을 원하는 이들에게는 지 멋대로 화폐가치를 조종해 자기 재산을 반 토막 내버리는 국가가 가장 위험한 존재가 되어 버린 거지. 이걸 아는 이들이, 그중에 똘똘한 이들이 지난 3년간 조심스럽게 부를 암호화폐로 이전 시켜 오지 않았겠어? 그 기간은 우리 같은 쫄자들에게는 죽음의 시간이었으나 그들에게는 금고 변환의 과정이었던 거야. 그리고 앞으로의 어떠한 폭락장도 역시 그래. (마법사는 좀 땡큐다. 천원대에 입문해서 입맛만 다시고 있었는데, 백원대에 줍줍하고 있으니 얼마나 고마워. 선동은 당하지 말고. ㅎㅎ)
3,
전쟁의 성패는 이미 정해져 있는 거나 마찬가지야. 누가 현자이고 누가 멍청이일지는 이미 드러나 있는 셈이지. 몇백 년 전에도 그랬다. 아니 인류의 역사에 언제나 그랬지. 변화의 시기에 구체제의 편에서서 마지막까지 현실을 부정하던 이들은 단두대에 목이 날라갔고, 그 틈바구니에서 어떠한 마녀사냥에도 미래를 목도한 이들은 결국 살아남아 새로운 질서에 올라타고 말았지.
국가의 헤게모니가 쉽게 무너지진 않겠지만, 그걸 대체할 무엇은 충분해 보여. 그간 기업의 국가 대체에 대해서는 많은 이들이 우려를 보여왔어. 자본의 이익에만 충실한 기업이 국가를 대체했을 때 어떤 헬게이트가 열릴지 모른다며, 국가주의자들은 기를 쓰고 데모를 하고 불매운동을 벌여왔지. 지들이 해 먹느라고. 그러나 블록체인/암호화폐의 기능은 그러한 우려를 불식 시켜 줄만 해. 모든 활동이 블록체인에 투명하게 기록되고 누구나 열어 볼 수 있거든. 여기서 딴짓을 하기란 좀처럼 쉽지 않아. 짧은 기간에 스팀잇에서도 우리는 그런 기능을 충분히 경험했지. 탈탈 털리던 고래들 말이야. 게다가 요즘의 분위기는 어때? 이 잔혹한 진정성의 시대는 소급처벌을 마다하지 않는다구. 몇 년은커녕 수십 년 전 일도 들춰내서 미루었던 처벌을 감행하고 있지. 누가 무서워서 장이나 담그겠어?
그리고 이 신기한 플랫폼은 단순한 포인트, 마일리지를 넘어 투표권을 보장하고 있어.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많지만 적어도 정책 결정의 과정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개방성을 가지고 있지. 비트나 다른 유틸리티 코인들과 달리 스팀잇은 확실한 여론기능을 가지고 있어. 코인만 많다고 독재를 가해 댈 수도 없어. 여기는 말들이 많거든. 그게 드러나 진다. 눈치를 봐야 한다구. 어떤 코인들처럼 먹튀가 가능한 것도 아니야. 네드와 (구)증인들 사태도 결국 이 시스템의 우수성을 말해주는 단면이지. 다른 곳 같았으면 플랑크톤들은 그냥 앉아서 털리고만 있었을 거야. 그러나 여기는 심지어 여론의 지지를 업고 자산도 동결 시켜 버릴 수도 있어. (성숙이 전제되지 않으면 헛점이기도 하지만) 이 과정에 동원될 공권력은 없다. 필요한 것은 코인 자산과 설득력 있는 글, 말이야. 완벽하다 할 순 없고 헛점도 많지만, 시스템의 방향이 이렇다는 것은 매우 혁신적인 일이지. 아직 갈 길이 멀긴 하지만, 시대정신의 변화와 기술의 발달이 국가의 존재 의미에 대해 의문을 던지고 대체재에 대한 확신을 강화하고 있는 셈이야.
4,
국가는 왕처럼 사라질까? 그 자리에는 무엇이 들어설까? 기업은 국가의 자리를 대체할까? 인공지능과 블록체인이 결합하고 거기에 스팀잇과 같은 여론기능과 거버넌스, 컨센서스 기능이 확실히 자리를 잡는다면 그간 여러 SF영화에서 보아왔던 기업독재의 디스토피아는 굳이 상상하지 않아도 될지 몰라. 디스토피아는 이제 좀 지겹잖아? 인류는 계속 발전해 오고 인권과 의식은 날로 성장했는데, 어째서 우리는 인류의 진화가 뒤로 후퇴할 거란 상상만 해대고 있는 걸까? 그래서?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지 않기 위해, 쌀밥에 고기가 평생의 소원이었던 그 시절로 돌아가자는 얘기야? 여자와 아이는 사람 취급도 못 받던 그 시절이 그토록 그리워?
그러나 마법사는 국가의 자리에 기업보다 커뮤니티가 들어서길 바래. 취향과 세계관에 따라 자유롭게 입탈퇴가 가능한 무한자유지대 말이야. 인류는 언제나 그걸 꿈꿔왔고 그것을 향해 진화해 왔어. 우리의 의식은 이제 수십 년 전의 왕따의 기억조차 함부로 무시하지 않고 민감하게 다루고 있지. 살다 보면 이런 일 저런 일 있는 거지 하고 퉁치고 지나 보내지 않을 만큼 섬세하고 예민해 졌다구. 그러니 디스토피아는 이제 그만! 유토피아로 나아가야 해. 그런 시작지점에 들어서 있는 거야. 우리가 모두.
5,
인간지표라는 게 정말 있는 것 같아. 인간지표의 대명사 홍철형이 비트를 사자마자 최악의 한주가 시작되었다는데. 그건 뭘까? 양자역학적으로 보자면 관측자의 간섭이 현상에 영향을 준 것인데, 그 관측자가 대상과 음의 관계에 있는지 극의 관계에 있는지, 양의 관계에 있는지 상생의 관계에 있는지에 따라 현상이 결정되는 건가 봐. 그러면 우리는 좀 고민해 봐야 하지 않을까? 내가 마주하고 있는 이것이 나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말이야. 누군가는 사기라 하고 누군가는 미래라고 하는 이것과 나의 관계는 어떠하냔 말이지. 밀어내고 있는 거야? 끌어당기고 있는 거야? 아무리 좋은 거라고 해도 나랑 맞지 않으면 내 것이 될 수는 없어. 너에게 이건 뭐니? 떠나간 이들은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만, 이것과 극성이 맞지 않았을지도 몰라. S극이 S극을 밀어내고 N극과 S극이 서로를 끌어당기듯 말이야. 누군가는 여기서 피앙세를 만나 결혼도 했다던데, 그런 일이라면 최고의 결과가 아닐까? 요즘의 분위기에서 그게 축하할 일인지 염려할 일인지 잘 모르겠지만 말이야. 후훗. 그래도 만남은 소중한 거야. 인연의 場으로서의 블록체인/암호화폐, 스팀잇은 그래서 가장 확실하고 유용한 기능이야. 체인은 연결되지 않으면 꽝이니까.
스팀이 만배가 갈지 안 갈지 우리는 알 수 없지만, 여기서 누군가를 만나고 함께 상호작용하고 삶의 지혜를 얻고 좋은 추억들을 쌓아가고 있다면, 올드맨들이 뭐라건 무슨 상관이야? 머스크가 뽐뿌질 안 해도 알아서 다들 스파업하고 그랬잖아? 천원에도, 만원에도. 너와 내가 좋아서, 분위기에 취해서 말이야. 그런 거지. 인생 뭐 있겠어? 고래 아니면 플랑크톤이지. 그러니 글 좀 써라. 읽을 만한 글을 쓰란 말이 아니고 읽을 만큼 좀 써봐. 아쉽잖아.
6,
정신없는 랠리가 이어질 거야. 쉽게 손 털고 항복을 외칠 놈들이 아니야. 그러니 ‘가즈아’를 외치다 ‘데공항’이라며 ‘돔양치기’를 반복하다간 시드 다 털리고 코인 염세주의자가 되어서 욕만 하다 인생 마감할지도 몰라. 무서운 건 크립토 커뮤니티의 시대에는 취향과 세계관이 분명하지 않으면 깍뚜기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된다는 거야. 그건 태생적으로 소속을 정해주지 않을 테니까. 자신에 대해 분명히 알아야 하고 어필할 수 있어야 해. 그게 미래고 미래인의 소양이야. Z세대 애들이 괜히 MBTI에 심취하는 게 아니야. 두루뭉실은 이제 설 곳이 없다고. 디스토피아는 도망치는 애들에게나 밀어닥친다고. 뭔 말인지 모르겠으면 마법사를 구독해. 자꾸 떠들어댈 테니까. (보팅도 좀 하구. 안 읽은 척 쌩까지 말고. 하하하)
휘리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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